의료계 노동자 약 80%, “성폭력 피해 그냥 참고 넘겼다”

의료계 노동자 약 80%, “성폭력 피해 그냥 참고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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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 조선영 기자] 의료계 종사자 중 약 77.4%가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참고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3~5월 각 병원에 근무하는 조합원 2만8663명을 설문조사한 2017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77.4%가 ‘성폭력 피해 시 주변 아는 사람에게 하소연하는 등 참고 넘겼다’고 답했다. ‘직장 상사나 동료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한 사람은 21.2%였다.

또 의료계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폭언·폭행·성폭력 피해 사항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48.7%)이 폭언을 겪었고, 폭행(8.5%)과 성폭력(8.0%)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1.9%, 여성이 9.5%였다. 연령별로는 20대(11.8%)와 30대(8.5%)가 월등하게 높았다.

성폭력 피해 경험자 228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해자가 환자인 경우가 71.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뒤 의사(14.1%), 환자 보호자(12.8%), 상급자(6.9%)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환자 가해자는 20대가 79.7%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감소해서 50대는 57.9%였다.

가해자는 주로 접촉하는 대상 중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접촉이 많은 물리치료사, 간호사의 경우 가해자가 환자라는 응답이 각각 82.1%, 74.9%였다. 반면 환자보다 내부관계자와의 접촉이 많은 방사선사는 가해자가 상급자라는 응답이 41.2%로 가장 높았다.

성폭력 피해 시 ‘참고 넘겼다’와 ‘직장 상사나 동료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의 응답자의 비율은 98.6%나 됐다. ‘고충처리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하거나 법적 대응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결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서울 지역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으나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기면 전수ㆍ진상 조사 등 대책을 세울 예정이며, 문제가 없더라도 향후 관련 캠페인을 펼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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