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학생 통제하는 대학 합숙과목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 학생 통제하는 대학 합숙과목 개선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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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 주신영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 이하 인권위)가 대학에서 진행하는 합숙 형식의 인성교육 과목에 대해 폐지 등 개선을 권고했다. A 대학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2017년도 기준 1학년은 3주간, 2학년은 2주간 합숙형 인성교육을 교양필수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성교육 합숙기간 동안에는 학생들의 외출・외박, 음주・흡연, 외부음식반입 등이 통제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학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학생들은 합숙으로 자유시간을 통제받고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합숙이 필요하다며 일상생활을 규제하는 규정들은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주말에는 외출과 외박이 가능하고 평일에도 오후 7시까지 개인활동이 가능하며, 합숙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입사를 연기하거나 비합숙 과정을 개설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주장.

인권위는 이번 사안이 재학 중인 모든 학생들에 해당되는 만큼 직권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했으며, 재학생(총 218명) 설문조사, 학교 관계자 면접조사, 학생대표단 간담회 및 현장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합숙교육을 원했다는 재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5.9%에 불과했고, 대부분 원하지 않거나(64.3%) 필수과목이라 생각해보지 않았다(29.8%)고 답했다. 합숙과 일상생활 통제가 오히려 교육적으로 역효과를 일으키고, 인성교육의 목적 달성과 거리가 멀다는 게 대다수 학생들의 인식이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현재 다른 대학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단기교육 등의 형태로 인성교육을 진행하며, 교육은 받는 사람이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A 대학의 합숙형 인성교육은 학생들에게 강제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요구해 교육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 내용이나 방식은 대학의 자율적인 방침이라 해도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는 침해해서는 안 되며, 규정 위반 시 학점 상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학생들의 헌법상 보장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이에 인권위는 A 대학교 총장에게 인성교육의 합숙 방식을 폐지하거나 합숙 방식 유지 시 선택 과목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인성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운영하려면 합숙여부에 대한 선택권 보장, 인성교육 내부지침 점검과 학생 의견수렴을 통한 제한 완화를 권고했다.

주신영 기자 jucrie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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