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상징’에서 ‘인종청소 주도자’로 전락한 아웅산 수치

‘인권의 상징’에서 ‘인종청소 주도자’로 전락한 아웅산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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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김진규 기자] 한때 민주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던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인권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수치 자문역이 이런 압박을 받게 된 이유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 때문이다. 미얀마 라카인 주에서는 작년 8월 시작된 로힝야족 반군에 대한 군경의 대규모 토벌 작전이 인종청소로 변질, 수천 명이 살해되고 70만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불법이민자로 박해를 받아왔다. 그리고 수치 자문역은 이들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인종청소 행위를 묵인, 또는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18일 호주 시드니 현지언론과 외신은 전날 호주-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시드니 시내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일부 아세안 회원국에서 여전히 인권탄압과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위대의 비난은 수치 자문역에게 집중됐다. 이들은 1991년 수치 자문역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을 회수할 것을 촉구했다. 수치 자문역을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팻말도 등장했다.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참석한 정상 중 몇몇은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2016년 로힝야족 사태가 시작될 때부터 미얀마 정부와 수치 자문역의 비판에 앞장섰던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더는 미얀마의 내정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문제는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 역시 19일 수치 자문역과의 양자회담에서 미얀마의 인권문제를 언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호주 멜버른 치안법원에서는 자국 변호사 5명에 의해 수치 국가자문역을 인권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사인소추가 제기되기도 했다. 사인소추는 피해자나 관계인 등 개인이 직접 법원에 가해자를 상대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물론 국제법에 따라 국가 지도자와 정부수반, 외무장관은 외국의 형사 소송 대상이 될 수 없고 면책특권을 지니기 때문에, 수치 자문역에 대한 사인소추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치 자문역에게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편 2012년 수치 자문역에게 인권상 ‘엘리 위젤상’을 수상했던 미국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박물관은 7일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민간인에 대한 집단학살 증거가 늘고 있는데도 수치가 무기력하게 대응한다”면서 시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진규 기자 and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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