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4월 공개변론 통해서 낙태죄 위헌 여부 가린다

헌재, 4월 공개변론 통해서 낙태죄 위헌 여부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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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 조선영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4월 24일 대심판정에서 낙태죄 관련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 계획이다.

형법 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270 조1항은 ‘의사·한의사·조산사·약제사 등이 부녀의 승낙을 받아 낙태한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낙태죄 관련 형법 270조 1항의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헌 결정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당시 헌재는 “태아가 비록 생명 유지를 위해 모(母)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별개의 생명체이며 생명권이 인정돼야 한다”며 “임신 초기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것이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임부의 낙태를 도와준 조산사와 관련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오히려 이를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낙태죄 규정이 현재 거의 사문화돼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은 더 이상 자기낙태죄 조항을 통해 달성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반면 임부의 자기결정권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게 4명의 반대 의견이었다.

이어 “임신 초기 낙태까지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임부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며 “임신 초기 임부의 승낙을 받아 낙태시술을 한 조산사의 처벌 조항도 위헌”이라고 밝혔다.

약 6년의 세월이 지나고 재판관들이 모두 바뀐 시점에서 공개변론 이후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를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여성의 자기결정권 충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일정기간 내 낙태 허용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개변론에서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해 낙태죄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시 한 번 팽팽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낙태죄 폐지 논쟁은 지난해 청와대 게시판에 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으면서 본격적으로 이슈가 됐다. 청와대는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폐지 여부는 헌재 논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낙태죄 폐지가 포함된 유엔 인권이사회 권고 97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정부는 유엔의 국가별 정례 인권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 결과 받은 218개 권고 중 121개 권고를 수용하고 97개는 불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불수용의 주된 이유다.

이에 77개 NGO 모임은 한국 정부가 일부 권고를 수용한 일은 환영하면서도 “인권은 합의의 대상이 아니며, 정치적 선언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유엔 조약기구 심의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소수자 인권보호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받은 점도 지적했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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