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광장으로 나온 미투, “2018분 이어말하기”

청계천 광장으로 나온 미투, “2018분 이어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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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 조선영 기자] ‘미투(Me Too)’ 운동이 거리로 나왔다. 22일 오전 9시경부터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발언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이 연대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2018년에는 근절시키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2018분의 이어말하기’ 행사다. 주최 측은 “성폭력이 만연한 세상에 분노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발언자로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사는 23일 오후 7시까지 33시간 38분 동안 계속된다.

무대에 나온 각계각층의 여성들은 마이크를 잡고 각자 겪은 성폭력 피해에 관해 이야기했다. 여성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을 이어가다 한참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지켜보던 다른 여성들이 박수와 환호로 응원을 보냈다.

20대 대학생 A 씨는 “성교육을 받지도 못한 나이에 집 앞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성추행 당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을 일기장에 한 글자씩 썼다”며 “밤에 일기장을 본 어머니가 글을 지우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지웠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일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40대 논술 강사 B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6살 여자아이에게 20대 삼촌, 고등학생 사촌, 아버지 직장 동료까지 손을 댔다”며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그밖에도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이주여성들의 현실도 발언대에 올랐다. 남편에게 성폭력 당하는 이주여성, 사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하는 이주노동자, 마사지사로 취업했으나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여성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언급됐다.

청계광장의 한쪽에는 참석자들의 글이 적힌 길이 25m 대형 게시판이 세워졌다. 게시판에는 ‘도둑질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왜 강간은 피해자가 예방해야 하는 문제라고 해야 하는가’, ‘초등학생이던 날 추행했던 자식아, 부끄럽고 비겁한 줄 알아라’ 등의 내용이 붙어 있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섰던 여성민우회의 한 회원은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당했던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하며 “나처럼 성폭력을 당해왔던 모든 여성은 죄가 없으면서도 움츠리고 말 못하고 살았다”며 “하지만 죄책감은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버젓이 가정을 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가해자들이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은 “미투 운동이 나오고 나서야 성폭력 문제를 몇몇 괴물의 문제로 봉합하고 떼어내려 하지만, 그 괴물을 키우고 두둔한 것은 조직의 문화와 사회, 규범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폭행과 협박을 동반해야만 성폭력이 된다는 법률, 기울어진 법 해석과 사법 시스템, 피해자가 조직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가해자가 지지받는 조직문화, 피해자가 오히려 역고소를 당하는 상황,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정부 대책을 모든 사회가 의지를 갖고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끝나는 23일 오후부터 청계광장에서 ‘성차별, 성폭력 끝장 문화제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라는 주제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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