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의 법정 거짓말

‘문고리 3인방’의 법정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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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백승렬] ‘세월호 관련 청문회 위증한 조여옥 대위 징계 바랍니다.’

28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이 청원에는 29일 오전 기준으로 8천 9백여 명이 참여했다. “세월호와 관련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청문회나 특검 과정에서 위증한 사람들 중에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이나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에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지난 28일 검찰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의 윤곽이 드디어 드러난 것이다. 이를 밝히는데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일까. 조여옥 대위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의 계속된 거짓말이 줄곧 진실을 감춰왔기 때문이다.

청와대 간호장교였던 조 대위는 국정농단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12월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 옆에 있는 의무실에 근무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일 의무동에서 근무했다”고 말한 것과 달라서 위증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조 대위는 이후 “4월 16일 당시에는 의무실에서 근무했다”며 말을 바꾸었지만, 결국 다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대위뿐이 아니다. 지난해 1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다는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을 자세히 설명했다. 윤 전 행정관은 “오전 9시경 박 전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고, 오전 10시경 세월호 참사 관련 서류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또 화장과 머리손질 담당자 외에는 당일 외부 방문자가 없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당일 오전 내내 관저 침실에만 있었고, 최순실이 관저에 들어와 회의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 전 행정관의 증언은 완벽한 거짓으로 판명됐다. 검찰은 윤 전 행정관을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다. 김규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도 “세월호 관련해 오전 10시에 서면보고를 했다”는 증언 등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전 차장을 지명수배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렸다.

최초 보고가 있었던 시간은 이전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가 아니라 10시 20분경이었다. 그나마도 이 보고는 보고서를 테이블에 놓아둔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11차례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는 주장과 딴판으로, 오전과 오후 2번 보고서를 몰아서 출력해서 테이블에 두는 형식의 보고 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과시하듯 내세웠던 박 전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은 정식 보고와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최순실과 회의를 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한다.

사고 직후부터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 국가안보실의 무기력한 대응은 사고 후 몇 년 동안이나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국회 국정조사와 청와대 국정감사 등에서도 청와대를 상대로 한 추궁이 이어졌다. 그리고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들은 이런 여론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세월호 관련 기록의 조작을 실행했다. 그리고 조작의 핵심인 10시 17분은 세월호 탑승자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구조신호를 보낸 시간, 즉 세월호 사건의 골든타임이 사실상 끝나는 시점이었다.

그 동안 많은 이들이 ‘7시간’을 소리 높여 외쳤던 이유는 그 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가 궁금해서가 아니다. 300명이 넘도록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그 시간 동안, 한 국가의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안타까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 분노와 안타까움이 타당하고 근거 있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처럼 제대로 보고도 받지 않았고, 지시다운 지시도 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절차도 없이 국정을 농단한 비선실세와 짜고 보여주기식 결정을 내린 게 전부라면,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심지어 그 순간에도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이것은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일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해 뻔뻔한 거짓말을 지어낸 측근들, 또한 지금까지도 이들을 옹호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에게 향하는 세상의 분노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피해자와 국민들 앞에서 석고대죄하고 합당한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것이다.

백승렬 017766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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