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도집행시 경찰의 폭력상황 무대응은 인권침해”

법원 “명도집행시 경찰의 폭력상황 무대응은 인권침해”

0
SHARE

[한국인권신문=주신영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명도집행 과정에서 불법 동원된 용역인력이 거주민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으나 경찰관들이 폭력행위 등 중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 부작위로 인간의 존엄과 신체의 안전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경찰청장에게 당시 현장 경비 대응을 지휘한 ○○경찰서 전 서장을 경고 조치하고, 강제집행 현장에서 필요한 경찰 대응지침 마련을 권고했다.

아울러 ○○지방법원장에게는 집행관 업무와 관련한 인권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016년 서울시 ○○구 ○○마을 재건축 정비사업과 관련 ○○지방법원이 상가건물 명도소송 결과에 따라 강제집행을 진행할 당시 조합 측이 고용한 용역이 상가건물 거주자 등을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집행관 뿐 아니라 경찰관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112로 수차례 신고를 했음에도 경찰이 도와주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이 인권위로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경찰 측은 집행 현장이 다소 소란스럽긴 했으나 개입할만한 폭력적 상황을 보지 못했고, 설령 건물 안에서 일시적 우발적 폭력이 벌어졌다하더라도 경찰관들이 알거나 제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장에서 조합 측 용역을 제지하지 않은 것은 이들이 입은 조끼에 ‘집행’이라고 적혀 있어 법원 집행 인력의 일부로 여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현장에는 문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관할 경찰서장과 경비교통과장, 정보관, ○○지구대장, 인근에는 기동대원 7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법원 강제집행 시작 후 거주민들은 조합 측 용역에 의해 늑골골절, 치아 이탈구, 다발골절, 요추골절 등 상해를 입었으나, 경찰관들은 이러한 폭력행위가 지속되었으나 폭력을 제지하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들과 동네주민 등이 112로 28회에 걸쳐 경찰 출동을 요청했음에도, 관할 지구대에서는 신고자들에게 폭행에 대한 사후 고소 방법 등만 안내했을 뿐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던 것이 확인됐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당시 경찰이 강제집행 현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기동대원들을 투입하거나 불법행위를 하는 용역 인력들의 소속 및 신원 확인, 채증 등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더라면, 건물 안으로 진입해 집행 대상과 관련 없는 건물 1층 철거민협의회 사무실을 소화기, 연장 등으로 파손하거나 강제집행에 저항하는 거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 등 불법행위가 예방되거나 최소화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이번 사건 피해와 관련 경찰이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른 적극적인 직무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거주민 등의 권리 침해로 판단하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권고했다. 법원 집행관의 부작위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된 점 등을 고려, 지침 마련 등 의견을 표명했다.

※ 관련 규정 –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위험 발생의 방지 등) ① 경찰관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天災), 사변(事變),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가 있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

1. 그 장소에 모인 사람, 사물(事物)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는 것

2. 매우 긴급한 경우에는 위해를 입을 우려 있는 사람을 필요한 한도에서 억류하거나 피난시키는 것

3. 그 장소에 있는 사람, 사물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직접 그 조치를 하는 것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주신영 기자 jucries62@hanmail.net

SHARE